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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 & Tech] "1000억개 항체 보유…신약개발의 보물창고죠"

DATE : 2017.04.05Author : 와이바이오로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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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처럼 보입니까?" 


명함을 건네던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작은 Y자 모양 그림을 가리켰다. 와이바이오로직스의 와이 아니냐고 했더니 `항체`란다. 항체는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항원을 물리치고 우리 몸속에 침입한 미생물에 대항해 세포 외부 자극을 유도하는 당 단백질을 말한다. 

흔히 `B형간염 항체가 있다`거나 `예방접종 후 항체가 형성됐다`는 말을 하는데, 신약개발 과정에서는 종양 등 치료 타깃을 찾아가 결합하는 역할로 사용된다.
미사일로 치면 센서 같은 역할이다. 박 대표는 "우리 몸의 면역반응과 시스템은 놀라울 정도로 잘 적응되어 있다"며 "특히 항체는 약의 성질로 볼 때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을 만큼 최정점에 있다. 항체를 대체할 후보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작년 제약바이오 업계와 벤처캐피털(VC)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불과 6개월 만에 글로벌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PD-1 억제제)와 동등 이상의 효과를 내는 항체를 찾아내며 기술력을 입증한 것이다. 반응은 뜨거웠다. 작년에만 1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작년 말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지원과제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크리스탈지노믹스와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발표했다. 기술력을 입증한 지 불과 1년, 이 회사와 제휴한 제약바이오기업은 CJ헬스케어, 녹십자 목암연구소, 안국약품,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등 6곳이나 된다. 

"2년의 시간을 줘도 딱 맞는 항체를 못 찾는 경우가 있거든요. 설령 찾았다고 해도 `최적화`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우리는 단번에 최적화된 항체를 찾아냈습니다. 1000억개가 넘는 `항체 라이브러리`를 구축했고, 사람이 하나하나 찾던 과정을 많은 부분 자동화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인간 항체 스크리닝 자동화 장비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종전에 4~6개월씩 걸리던 항체 스크리닝을 2주일 만에 끝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박 대표는 "우리가 보유한 1000억개의 라이브러리는 글로벌 경쟁사 수십 곳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며 "플랫폼 기술로 국내외 제약바이오업체와 협력하는 한편, 신규 면역관문 항체를 발굴하고 독자적으로 항체신약을 개발하는 데도 힘쓸 것"이라고 사업모델을 소개했다. 

와이바이오로직스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외 제약사들이 앞다퉈 면역항암제 연구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산업 분석업체인 이밸류에이트파마는 면역항암제인 옵디보, 키트루다 등이 2022년 글로벌 의약품 매출 1위와 9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면역항암제는 암 환자의 면역력을 높여 암세포와 싸우게 하는 치료제다. 

독성이 있어 정상 세포까지 파괴하는 1세대 화학항암제, 종양만 타깃으로 하지만 내성이 생기는 2세대 표적항암제와 차별화해 `3세대 항암제`로 불린다. 다양한 암에 적용할 수 있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비롯해 항체치료제 시장은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매일 약을 먹는 대신 6개월에 한 번만 주사를 맞으면 된다고 생각해보세요. 일상생활을 하면서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사례처럼 고령자도 항암제 투여가 가능합니다. 두 가지 약을 병용 투여해 시너지효과를 높일 수도 있고, 새로운 물질을 붙여 약점을 보완할 수도 있죠. 여러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우리 회사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입니다." 

박 대표는 LG생명과학에서 20년, 생명공학연구원에서 10년 가까이 항체만 연구해온 전문가다. 2015년부터 와이바이오로직스 CEO를 맡아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전임상 단계에서 최적의 항체를 발굴하는 데 올인한 `탐험가`였다면 이제 임상이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떠나게 됐다"면서 "임상을 잘 아는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드림팀`을 꾸려 우리 항체 단독으로 끝까지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임상3상이 면제되는 희귀암을 목표로 2019년 임상1상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계획대로라면 2023년이나 2024년, 어쩌면 그 이전에도 임상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기존 의약품 성능을 개선시킬 `베터(Better) PD-1`과 하나의 항체가 두 개의 타깃과 결합하는 이중항체 연구도 계속할 거고요. 우리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데 병목현상이 없기 때문에, 자금에 따라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신찬옥 기자]